다니엘 스트리트 포토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최필조 지음 : 포토에세이북, 작가 소개 사진집 구성 감상소감 본문

사진집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최필조 지음 : 포토에세이북, 작가 소개 사진집 구성 감상소감

다니엘스트리트포토 2023. 4. 6. 13:50

글. 강성규 다니엘 

https://www.instagram.com/danielstreetphoto9/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최필조 지음 : 포토에세이북

 

목포에서 구입한 인연이 있는 사진집
무척이나 성이있게 보기 좋게 제작되었다. 단지, 내부 책제본이 약해 표지부분이 자주 벌어진다. ^^
디자인을 전동하신 목포 '고호의 책방' 주인장께서 사진집을 찾는 내게 추천 해주셨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서점 주인장의 사인을 받았다. 서로 기분이 좋았다.

자네왔는가? -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일입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내는 일입니다.

둘은 다르지 않습니다.

"

 

사진찍고 글쓰는 최필조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을 찍기 위해 시작한 사진이 그에게 '사진가'라는 또 하나의 삶을 선사했다.

시골에서 태어난 그는 주말이면 도시를 벗어나 농촌을 여행하며, 그렇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틈틈이 사진과 글로 옮긴다.

그는 2016년에 철거된 사당동 밤골마을의 마지막 5년을 촬영했다. 밤골에서 촬영한 <밤골마을의 순희씨>라는 작품으로 2016년 온빛 사진상 본선 10인에 진출하기도 했다.

 

 

파트1. 진실한 당신, 남몰래 훔쳐보기 - 뒷모습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앞모습만 치장하고 때로는 거짓 웃음을 짓기도 한다.

우리가 앞만 보고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뒷모습에는 '사랑에 빠졌다. 마음 설랜다. 그래서 행복하다.'

또는 '한없이 외롭다. 가슴 아프다.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 등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거짓 없는 진실이 그의 뒷모습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필자 감상 : 어찌보면 이 파트에서 사진가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라는 증거같은 섹션이다. 거리에서 길에서 만난 삶의 순간을 누군가의 어떤 순간을 작가는 때론 절묘하게 때론 감정을 강하게 이입하여 사진으로 녹여내고 있다. 그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진 선생사진가다. 그렇게 그의 따스할 수 밖에 없는 사진들로 가득한 파트다. 훔쳐보지만 그의 마음도 진실하다.

 

파트2. 늙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네 - 손

백인백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손을 가졌다.

마음과 표정은 감출 수 있겠지만 고스란히 드러난 손은 당사자의 삶을 헤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삶의 내공이 묵직하게 묻어난 이웃들의 손은 때때로 삶의 지혜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욕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필자 감상 : 작가는 어르신들의 손을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라고 표현했다. 사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물론 늙어가는 것에 대한 미화일 수도 있는 익어간다는 표현은 충분히 좋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부분과 배려의 부분까지 느껴지는 표현이다.

 

하지만 나는 '늙어간다.'는 것에 그 표현에 대해서 별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늙어가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나이에 비해...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증거같은 표현이다. 그리고 꼭 미화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을 증거한 그 훈장같은 손의 모습은 늙어가는 것이 곧 삶의 치열함을 증거하는 모습이자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부러 미화한 것은 아니겠지만 일말의 미화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그대로 감싸고 느끼고 싶다. 최사진가는 어머니들의 손을 사진에 찍고 얼마나 만져드리고 보듬어 드렸을까? 나는 열이 많은 나의 온기를 전해드리고 싶은 본능이 발동하여 알지 못하는 어머들의 손을 잡아 드리기도 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파트3. 괜한 참견, 뜻밖의 위로 - 밤골

달동네 밤골은 분명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서울의 한 동네였다.

처음엔 오래전부터 있던 것들에 대한 밤골의 생경함에 마음이 끌렸으리라.

또한 잊고 지낸 사람살이 냄새와 옛 향수도 느꼈으리라. 그곳의 이웃들이 보여준 따뜻한 시선과 적당한 유머는

꽁꽁 닫힌 우리의 마음을 열어준다. 사진기로 들여다본 괜한 참견이 뜻밖의 위로가 되어 돌아온다.

 

필자 감상 : 필자는 서울 상도동 출신이다. 거기서 나서 거기서 자랐다. 윗동네 상도동 약수터 쪽으로 가다보면 '밤골'이 나온다. 사당동에도 밤골이 있다는 사실을 이 사진집을 보면서 알았다. 필자에게 '밤골', '약수터', '국사봉'은 매우 익숙한 단어다.

 

골목이라는 공간, 그것도 서울에서의 골목은 점점 귀해지는 풍경이 되고 있다. 아파트처럼 대형주거단지 말고 단독주택들이 즐미하게 자리잡은 전통마을이나 산동네 마을들은 이제 찾아보는 것 마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 골목이 있는 마을의 사라짐을 미리 기록하고 남겨진 것은 꼭 어떤 다큐성 주제를 가하지 않아도 이젠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이 된 시대이다.

 

'작가주의'라는 것은 사진가가 사진기로 보여줄 수 있는 의미론 사진의 완성도가 있는 표현인 것이다. 최필조 사진가는 그의 감성과 따뜻한 시선으로 남겨진 밤골의 모습을 담아서 세상에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사진가로서의 진가도 그렇게 표현된 것이다.

 

파트4. 고마워요,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 길 위에서

길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들을 통해 '살아가고 있어요.'라는 말이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사는 게 뭐 대수고 별건가? 제 자리에서 묵묵히 힘껏 살다 보면, 저마다의 삶의 나름의 역사로 남게 마련이다.

길 위에서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들로 가득하다. 다행이다.

진실은 변함이 없는데, 결국 시간만 앞서가더라.

 

필자 감상 : 파트1의 또 다른 파트같고 남은 사진들의 잡기적인 이슈들을 정리한 파트같은 느낌이다. 파트 3으로 마무리 되기에는 작가가 관찰한 이야기가 더 공간이 필요한 듯 하다. 

 

 

 

사진집을 본 전제적인 감상, 전반적인 이야기

초등학교 교사의 사진에 대한 교육과정의 설정에서 시작된 사진과 인간에의 관심이 지금의 사진가 최필조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같은 마음이 있다. 어느 피사체를 담아도 거기에는 인간의 향기가 있다. 그것을 사진으로 다 표현하지 못한 것을 그는 글로라도 빌어서 표현하고자 했다. 아마도 그의 사진은 더 발전하는 전제가 바로 더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써 사진이 보여주는 메세지가 바로 그것이 될 것이다.

 

보통은 사람들은 컬러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어떤 사진은 컬러보다 흑백으로 담을 때 더 메세지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흑백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최필조 사진가는 흑백을 우선으로 채용해서 사진을 담아왔다. 다큐는 다 그렇다는 어떤 편견보다는 그가 이야기를 던지는 사진에 대하여 흑백을 더 선호한 듯 하다. 더군다나 사진자체보다 글로써 더 이야기를 하는 작가에게 컬러풀한 사진은 좀 메세지 전달에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최필조 사진가의 사진은 흑백연필로 그린 스케치화같은 사진이다. 그 사진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회화적인 요소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말할 수 없어서 찍고 보여줄 수 없어서 쓴다는 그의 이야기가 나지막히 머리속을 순환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