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진의 여명, 정인성 사진집을 만나다. 작가소개, 사진집, 작가담론
글. 강성규 다니엘
https://www.instagram.com/danielstreetphoto9/
부산 사진계의 자존심같은 존재, 사진가 정인성
일본에서 사진을 공부하시고 귀국하신뒤에 부산대학교를 비롯하여 후학을 양성하셨고 또한 부산대학교 사진동아리를 만드시어 많은 사진가를 배출하신 정인성선생님.
부산에서 사진을 뿌리내리신 최민식 선생님과는 좀 결이 다른 사진가 정인성 선생님의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사진집을 마주하다.
사진가 정인성
작가소개 정인성
1911년 경남 양산 출생의 정인성(1911-1996)은 서울 휘문고등보통학교 5학년 재학시절 사진에 입문하였다.
1935년 일본 동경사진전문학교를 졸업한 정인성은 1940년대와 50년대, 특히 6·25 전쟁으로 인한 피란 수도시절 부산이 실질적인 우리나라 사단의 발흥지로 자리 잡는데 임응식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부산사진의 제1세대로서 부산의 사진 활동을 주도했던 정인성은 1957년부터 부산대학교에서 사진예술론을, 1965년부터 한성여자초급대학(현 경성대)에서 사진기법을, 1966년부터 동아대학교에서 사진학을 강의하는 등 대학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는 교육자이자 평론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현상인화와 같은 암실작업을 손수하였던 정인성은 신즉물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사물의 본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라는 사진 철학을 작품에 담으려 노력했다.
또한 완벽한 구성과 조형미의 추구를 위해 비연출과 스냅숏이라는, 당시 리얼리즘 사진의 절대 원칙을 고수했다.
이러한 노력은 ‘고달픈 현실을 찍은 사진에서마저 드러나는 따뜻하고 넉넉한 느낌’의 정인성 스타일 사진을 만들었다.
사진가 정인성 감성에 대하여 '회화주의의 찰나의 완성'
정인성 사진가의 사진을 이 사진집을 보기 전부터 여러 전시에서 익히 봐왔던터라 이번 사진집에 국한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사진가 정인성을 대한민국의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라 부르고 싶다. 감히 정인성 선생님을 어느 사진가에 빗댈 수 있는 점은 죄송하기도 하다. 제 아무리 브레송이라는 사진가가 위대하더라도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하는 이유는 바로 대중적인 이해를 위한 하나의 표현이다. 그런 가치에 대해서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정인성 선생님의 사진에는 '찰라'가 있고 '빛'의 절묘함이 있고 연출되지 않은 '순발력'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브레송보다 더 위대한 면을 가지셨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회화주의'다. 그의 사진은 그림처럼 기발하게 구조하고 아름답다.
사진에 담긴 마음
그의 사진은 기술적이지 않다. 아니 그의 사진은 기술적이다.
그의 사진은 복잡하다. 아니 그의 사진은 복잡하지 않다.
그의 사진은 쉽다. 아니 그의 사진은 쉽지않다.
그의 사진을 쉽게 단정내릴 수 없는 이유가 그의 사진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힘들고 지친 시대였다?
전후 시대에 우리의 사진은 먹고 살기 힘들어야만 하는가? 과연 사진은 꼭 그런 부분만을 표현해야 하는가? 오히려 희망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그 현실의 누구에게 위로를 던질 수는 없는가?
그런면에서 정인성 사진가는 다큐사진가는 아니다. 오히려 예술사진가다. 그의 사진은 시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시대가 어떻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닌 시대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가감없이 담겨있다. 또 이런 면에서 그는 다큐사진가다. 정인성 사진가의 사진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다. 그래서 정인성 사진가의 사진은 차원이 다르다.
스트레이트 포토를 경지에 올린 사진가 정인성
필자가 솔직히 정인성 사진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묻는다면 별로 없다고 말할 것이다.
필자가 얼마나 많은 정인성 사진가의 사진을 봤냐고 묻는다면 별로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백장이든 천장이든 만장이든 많이 봐야만 그 사진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 몇장을 보더라도 그의 생각을 엿볼 수도 있고 그의 마음에 동화될 수도 있다.
그의 사진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지나친 가감없이 그는 사진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평론가가 왈가불가할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정인성은 시인이고 화가이고 마음을 달래줄 어른인 것이다.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사진과 필름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더 늦기전에 정인성 사진가의 사진들이 세상에 빛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의 사진에 담긴 새로운 사랑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