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울레이터, Forever Saul Leiter 사진집, 작가 소개, 사진집 소감
글. 강성규 다니엘
https://www.instagram.com/danielstreetphoto9/
One of the things photography has allowed me is to take pleasure in looking.
사진 덕분에 나는 바라보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영원히 사울레이터, Forever Saul Leiter 사진집, 작가 소개, 사진집 소감
사진집의 구성
사진집은 사울 레이터가 생각하는 것과 사울 레이터가 숨겨진 사진들 그리고 그의 영혼의 반려자 솜스, 공개되지 않고 있던 컬러슬라이드 이렇게 네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1, 2섹션이 사진집의 주요한 영역이고 전작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보다 좀더 개인적이고 사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사진집이라 생각이 든다.
The World of Saul Leiter _ 사울 레이터의 세계
사울 레이터의 멘트에 대해서 필자가 느끼는 바를 조금씩 코멘트로 달아 보겠다.
"좋아서 한 일들이었다.
왜 그러한 일을 했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좋았으니까!"
-> 사울 레이터의 사진에 대한 태도와 철학을 생각할 수 있는 그의 이야기다.
"특정 대상을 찍기 위해 촬영을 계획한 적은 없다."
-> 대부분의 연출사진과 상업사진중에 일부는 그의 이런 생각을 본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가는 기술자도 아니고 AI도 아닌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극적인 감각의 사진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아주 근사한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울 레이터는 공정하고 평화롭고 배려하는 사람이다라고 필자는 생각을 한다. 내 사진, 나만의 사진 보다는 사진을 좋아하는 모든 사진가들을 빛나게 하는 발언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중요한 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종종 간과하곤 했다."
-> 우리의 삶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에피소드는 다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길에서 만나는 그 모든 것에 사진가는 진지하게 카메라를 들이 대어야 한다.
"단순한 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믿는다.
전혀 관심을 끄는 데가 없는 대상도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다고 본다."
-> 거리에서 혹은 주변에서 항상 지나치던 그것들이 때로는 삶의 주인공처럼 빛나고 의미심장할 때가 있다.
"거의 평생을 뉴욕에서 살았지만
뉴욕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이따금 거리에서 사람들이 길을 물으면
나는 이곳에 살지 않는다고 답한다."
-> 여행자처럼 내가 사는 곳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아무것도 찍지 않은 듯하지만 한쪽 귀퉁이에 무언가 보이고
그게 무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사진을 나는 좋아한다."
-> 평범하게 언제나 그렇듯이 흔한 그곳을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도 내 사진은 알 수 없다. 그것이 나의 관찰이다. 이렇게 나는 이야기하고 싶다. 사울 레이터 선배는 어떻게 생각할까?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은 대부분 부질없다."
-> 이런 말을 하는 사울 레이터를 존경한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은 가짜다! ^^
(내 말의 나의 주해 : 그런 노력을 해야 중요한 사람이 된다면 그는 평범한 사람이고 타고난 누구는 그냥 그렇게 된다.)
"고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미에 관한 특정 규범을 높이 평가한다.
나는 고통이 행복보다 심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고통을 겪고 난 뒤에 오는 행복은 심오하다.
"내가 찍은 괜찮은 사진 가운데에는 우리 동네에서 찍은 것도 있다.
거리는 발레와도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예상할 수 없다."
-> 그런거 같다.
"사물이 매력적이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키거나 아름다워 보일 때면 사진을 찍는다.
결과는 괜찮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 From time to time.............
Seeking Saul Leiter _ 사울 레이터 찾기
"내 사진이 인류가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바는 없지만
사람들에게 기쁨은 주었다고 믿고 싶다."
->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Self-Portraits_자화상
사울 레이터의 자화상은 거리를 찍은 그의 작품들처럼 보는 이의 기대를 전복시키곤 한다. 자화상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는 작품도 있는데, 감상자는 농담의 핵심을 간파한듯 어느 순간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답게 자화상 속 그의 모습 또한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피사체라기 보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거나 살짝 변형하는 역할에 머문다.
"한때는 아무도 나를 사진 찍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가 자리에 앉으면 사람들은 앞다퉈 내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 사울 레이터가 유명하지 않아도 사울 레이터를 찍었던 사람은 없었을까? ..... 궁금하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는다. 특정 순간을 포착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 나도 그렇다.
"신비로운 일은 친숙한 장소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늘 세상 반대편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색다르고 멋진 곳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지말고 매일 매일 다니는 동네 한바퀴에도 새로운 세상이 있다.
Deborah_데보라
사울의 여동생, 데보라 레이터는 사울이 사진에 담은 최초의 모델이자 뮤즈다. 1925년 사울보다 2년 늦게 태어난 데보라는 1940년대에 찍은 사울의 초기 작품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사진들에는 서로를 향한 남매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다. 명석함과 유머 감각을 갖춘 데보라는 사울이 자기 스타일을 발견해나가는 과정과 이런저런 시도에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Soames _ 솜스
패션모델 솜스 밴트리는 1950년대 말에 사울 레이터를 처음 만났다. 곧 솜스는 상업 사진, 사적인 사진 가릴 것 없이 사울의 가장 내밀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둘은 40년 넘게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같이 살며 사울이 패션 사진을 찍으러 출장을 다닐 때마다 전 세계를 두루 돌아다녔다.
2012년 케러에서 출간한 책 <Retrospektive>에서 사울은 :우리는 행복한 바보짓을 많이 하고 다녔다."하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열정적으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감상했으며 서로의 작품을 아꼈다. 사울 레이터는 "나는 꽤 자주 커피나 와인을 손에 든 채 천장 아래 앉아 솜스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나는 그녀의 기법을 흠모했다. 내 기법과는 전혀 달랐는데, 더 정제되어 있고 인내심이 묻어났다."라고 회상했다.
솜스 밴트리는 2002년 사망했으며 사울은 2006년 <Early Color>를 출간한 이후 찾아온 성공에 그녀가 함께하지 못한 것을 자주 애석해했다.
Color Slides _ 컬러 슬라이드
"인화한 적 없고 앞으로도 인화하지 않을 수천 장의 컬러 슬라이드를 갖고 있다."
사울 레이터는 2013년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와의 인터뷰에서 <뉴요커> 기자 빈스 알레티에게 말했다.
사후에 그가 소장한 수십 장의 컬러 슬라이드가 인화되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슬라이가 수 천장이 넘는다.
사울 레이터 재단의 목표는 이 슬라이드를 전부 살피는 것이다.
사진가 사울 레이터의 짧은 연보
1923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아버지 랍비 볼프 레이터와 어머니 레지나 레이터(골드버그)사이에서 출생
1930년 뉴욕 탈무드 아카데미 재학
1946년 텔시 예시바 랍비 대학교 중퇴후 뉴욕으로 이주, 추상표현주의 화가 리처드 푸세트 다트와 친구가 되며 사진을 찍어보라는 권유를 받음
1952년 이스트 빌리지, 이스트 10번가로 이사
1958년 헨리 울프가 <하퍼스 바자>의 아트디렉터가 되면서 <하퍼스 바자> 사진촬영을 시작
1960-80년대 패션사진과 상업사진을 병행 - <하퍼스 바자>, <엘르>, <쇼>, <브리티시 보그>, <퀸>, <노바>, <라이프>, <US카메라>, <포토그래피 애뉴얼>, <인피니티> 등의 잡지에 사진 게재
1981년 뉴욕 5번가 156번지에 있던 상업 사진 스튜디오 철수
1993년 일포드의 지원을 받아 뉴욕 로몬트 현상소에서 시바크롬으로 컬러사진 인화 시작
2013년 11월 23일 89세의 일기로 뉴욕에서 사망, 토머스 리치 감독의 다큐멘타리 영화 <In No Great Hurry : 13 Lessons in Life with Saul Leiter> 개봉
사진집 소감
필자는 2008년에 뉴욕에 첫발을 내딛었다. 뉴욕에서의 첫 시간은 캐논 DSLR EOS 30D라는 카메라와 시작했다.
사실, 사울 레이터가 뉴욕과 관련이 있어서 더 관심이 갔고 그런 마음으로 이 사진집을 봤다.
뉴욕이라는 공간, 종교적인 방향으로의 삶에서 변경된 사진으로 흘러간 그의 길,
그가 화가 친구를 만나 화가의 영향과 사진의 권유를 통해 사진가가 된 것은 여러모로 그의 인생이 어느 정도는 정해진 그것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누군가가 다시 인생을 살 기회를 얻어 뉴욕에서 태어나고 싶다면 그의 현재보다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까?
사울 레이터는 다시 뉴욕에서 사진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의 사진처럼 독특하고 균형있고 음미요소가 다른 그런 도전적이고 즐기는 사진을 하리라 본다.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에 이어 '영원히 사울 레이터'는 사진가 사울 레이터의 진정한 엑기스같은 사진들을 그의 이야기와 함께 충분히 음미하기에 너무 좋은 사진집 + 에세이 그런 그의 멘트를 만날 수 있다.
페이지마다 개성있게 구성되고 사진에 대한 다양한 편집은 사진집을 더 재미있고 생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의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사진의 편집이다. 필자도 사진집을 편집하면서 어떻게 구성하고 여백을 주고 메세지를 담아낼 지 많이 고민해봤다.
그런 면에서 이 두권의 사진집은 사진이라는 매체에 현재의 스타일을 모두 수용하는 그런 편집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이 두권의 사진집으로 사울 레이터의 예술세계, 사진의 탐미와 철학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고 추구했던 그 예술의 방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고 만족스러운 사진집이 아니겠는가?
글. 강성규 다니엘 ( www.instagram.com/danielstreetphoto9)